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사막의 후예 (문단 편집) == 10장 == ||[[롤 제라스|제라스]]의 군대를 자신 쪽으로 유인하는 것이 [[시비르]]와 [[탈리야]]를 살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임을 안 [[나서스]]는 혹여 마음이 바뀔까 서둘러 길을 나섰다. 떠나는 모습을 두 사람이 지켜봐 주었지만 그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도심은 화염에 휩싸여 있었고, 나서스는 시민들의 비명소리를 따라갔다. 미쳐 날뛰는 군사들의 칼에 베인 사람들의 주검을 보고 나서스는 가슴에 울분이 끓어올랐다. 오래 전 대적 때도 셀 수 없이 많은 인명이 희생되었는데 이렇게 또 죽어 나가다니… 나서스는 근육을 풀기 위해 어깨를 돌렸다. 지난 번 대적 때는 [[레넥톤|동생]]이 곁에 있었다. 그 생각을 하니 갑자기 두려움이 엄습했다. ‘둘이서도 이기지 못했는데, 혼자서 대체 어떻게 이긴단 말인가?’ 나서스는 광장의 출구를 봉쇄하고 있는 군사 다섯 명을 발견했다. 등을 돌리고 있던 그들은 나서스가 도끼를 꺼내는 소리에 뒤를 돌아 보았다. 초월한 전사를 전장에서 만나면 사색이 되어야 정상이지만 제라스의 마법에 지배된 군사들은 놀란 기색도 없이 푸른 불이 이글거리는 눈으로 그를 보았다. 그들은 칼과 창을 겨누며 나서스에게 달려들었다. 나서스는 정면으로 맞섰다. 도끼를 낮게 휘둘러 한 번에 세 명을 날려버렸다. 네 번째 병사는 주먹으로 가슴을 격파했고, 다섯 번째 군사는 맨손으로 가볍게 처리했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만신창이가 된 병사들을 뒤로한 채 나서스는 걸음을 옮겼다. 광장에 들어서니 살아남은 시민들이 태양의 사원 앞에 신자처럼 무릎을 꿇고 엎드려 있었다. 머리에 검이 겨눠진 그들은 공포에 벌벌 떨고 있었다. 피 묻은 군사들이 그들의 이글거리는 끔찍한 신을 바라보며 하늘 높이 창을 던졌다. 배반자 제라스는 사원 위 공중에 떠올라 있었고, 그의 초월한 몸에서 나오는 용광로 같은 열기 아래 태양 원판의 변두리가 녹아 들어가고 있었다. 그의 앞에는 주교가 비명을 지르며 허공에서 몸부림치고 있었다. “필멸자들은 참 어리석어.” 제라스가 말했다. “[[아지르]] 같이 형편없는 황제의 후예를 자칭하는 이유가 대체 뭐지?” “제라스!” 광장을 울리는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나서스가 외쳤다. 필멸자 군사들은 고개를 돌려 보면서도 공격할 태세는 취하지 않았다. 침묵이 흐르는 동안 나서스는 제라스의 증오가 파도처럼 몰아쳐오는 것을 느꼈다. 해골에 가까워진 주교의 몸이 일순간에 재가 되어 제라스 주위에서 소용돌이치는 뜨거운 바람에 흩어져 날아갔다. 나서스는 한 손에 도끼를 단단히 쥐고 뚜벅뚜벅 광장 안으로 들어갔다. 모든 시선이 그를 향하고 있었다. “너일 줄 알았어.” 필멸자의 몸으로 걸어 다니던 때처럼 사탕발림하듯 제라스가 말했다. “수천 년 동안 땅 밑에 나를 가둬 놓은 겁쟁이가 아니면 또 누구겠어?”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게 해 주지.” 나서스가 말했다. 제라스의 형상이 더욱 밝게 타올랐다. “그 땐 사랑하는 동생이 도와줬잖아. 어디, 감옥에서 나온 레넥톤은 만나봤나?” “그 이름, 함부로 입에 올리지 마.” 나서스가 으르렁거렸다. “어떻게 변했는지 보기는 했나?” 나서스는 입을 다물었고, 제라스는 불의 영혼들이 서로 부딪는 듯한 소리로 웃어 젖혔다. “당연히 못 봤겠지.” 제라스가 말을 이었다. 재미있어 어쩔 줄 모르는 듯한 투였다. 쇠사슬과 파편에 갇힌 그의 몸이 빛났다. “봤으면 그 놈 손에 바로 죽었을 테니까.” 부스러져 가는 사원의 벽 아래로 제라스가 내려왔다. 그의 몸을 이루는 불꽃들이 그의 사지를 훑는 듯이 일렁이며 반딧불이 같은 불씨를 흩날렸다. 그의 지배를 받고 있는 군사들은 석상처럼 가만히 서 있었다. 필멸자는 끼지 못하는, 초월체 간의 대결이었다. “네 놈이 가진 힘은 원래 아지르를 위한 것이었어.” 제라스를 향해 천천히 걸어가며 나서스가 말했다. “넌 태양의 선택을 받지 않았어.” “그건 레넥톤도 마찬가지였잖아.” “그 이름 말하지 말랬지.” 나서스가 이빨을 꽉 깨물고 말했다. “네 동생은 약했는데, 이미 알고 있었지?” 제라스가 다가오며 말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쉽게 무너지더군. 네가 어둠 속에 버리고 갔다고, 적과 함께 가두고 죽도록 내버려 뒀다고, 그렇게 말해주기만 했는데 미치광이가 됐어.” 제라스가 일부러 자극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증오에 찬 나서스의 머릿속엔 제라스의 몸을 감싸고 있는 사슬을 떼어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대전사와 살아있는 마력 덩어리. 시대를 벗어난 두 초월체가 도시의 심장부에서 서로에게 맞섰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